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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가 나를 키우고, 내가 품앗이를 키운다 - 민영선(당산서중)

민영선 0 354 02.27 12:53

 201712, 매서운 한파에도 세상을 포근하게 안아주는 품앗이의 따뜻함으로 가득했던 송년의 밤에 나는 H2O품앗이운동본부의 첫 번째 품아씨드 상을 수상했다. 펜을 쥐고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책상 옆에 보이는 상패 너머로 그려지는 지금까지 품앗이운동본부와 함께 했던 길을 다시 걸어보려 한다.

 

 

 2013, 나는 ‘6.25 한국전쟁 참전용사께 감사편지 쓰기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여 국회동심한마당에서 편지를 낭독하는 것을 시작으로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영국에서의 ‘Thank You from Korea’ 행사를 통해 각국의 6.25 한국전쟁 정전 기념일 행사에서 참전용사 분들을 만나 뵙고, 감사 편지 낭독을 통해 마음을 전했다. 미국의 LA에서 열렸던 한국전쟁 정전 60주년 기념 행사에서의 스피치와 유타 주 시더시티에서 참전용사 분들과 나누었던 따뜻한 대화, 기립박수를 받았기에 더욱 뿌듯했던 연아 마틴 캐나다 상원부의장님과 베리 데볼린 하원의원님과 함께했던 캐나다 의회에서의 감사 편지 낭독, 따뜻한 손으로 추운 겨울의 참전용사 분들의 손을 잡아드렸던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의 전쟁 기념관에서의 헌화, 스피치와 시드니 총영사관저에서 교포 참전용사 분들께 전해드린 감사 편지, 그리고 영국 한국전쟁 정전 기념일 행사에서 감사 편지 낭독 후 내가 John Lennon‘Imagine’을 불렀을 때 함께 불러주시고, “Bravo!”라고 외치시며 기립박수 쳐 주셨던 참전용사 분들의 모습은 아직도 눈에 어른거리고, 잊지 못할 감동이었다.

 

 

 그리고 2016, 국가 보훈처에서 주최한 영연방 참전국 참전용사 재방한 참전용사 위로연에서 스피치를 한 후에 참전용사 할아버지들 몇 분께서 무대에서 내려오는 나를 찾아 오셨다. 바로 내가 방문했던 나라들의 ‘Thank you from Korea’ 행사에서 뵈었던 참전용사 분들이었다! 그분들은 핸드폰으로 나와 함께 찍었던 사진을 보여주시며 반가워하셨다. 나는 참전용사 분들과 헤어질 때 마다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던 것이 정말 이루어진 것에 감회가 새로웠고, 기뻐하며 그분들과 인사했다. 참전용사 분들 뿐만 아니라 2015년 뉴질랜드에서의 한국전쟁 정전 기념일 행사에서 뵈었던 뉴질랜드 보훈처 장관님도 다시 만나 매우 반가웠다. 그날 나의 스피치를 감명 깊게 들으셨다고 인사해 주시던 영국 국방부 차관님은 다음 해인 2017‘Thank You from Korea’ 영국에서 다시 뵙고 인사드릴 수 있었다. 또한 매년 전쟁 기념관에서 열리는 한국전쟁 참전용사께 감사편지 쓰기 캠페인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한국전쟁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과 어린이들에게 한국전쟁에 대한 이야기와 ‘Thank You from Korea’ 행사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고, 품앗이 학교에서 만났던 태국 참전용사 분들의 손자, 손녀들을 품앗이 캠프에서 다시 만나며 서로 안고 반가워했던 좋은 추억 또한 잊지 못할 것이다. 국회 품앗이 포럼에서 Clare Fearnley 주한 뉴질랜드 대사님과 John Riley 부대사님께서 뉴질랜드의 품앗이인 ‘Whanaungatanga’ 에 대해서 해주신 강의와 질문을 드리는 시간은 품아씨드로서 품앗이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어린 품아씨드에서 싹을 틔우고,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보람과 행복이 가득한 품아씨드로서의 활동들 중 가장 마음속 깊이 자리 잡아 절대 잊지 못할 만남은 바로 6.25 한국전쟁 당시 영국의 군의관으로 참전하셨던 Kenneth Thomas Hardy와의 만남이다. 2014년의 화창한 여름, 영국 BBC의 앵커인 John Hardy는 한국전쟁에 관한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하여 방한하셨고, 그 일정 중 용산전쟁기념관을 방문하셨다. 그곳에서 나는 품아씨드대표로서 그의 아버지이신 Ken Hardy를 대신하여 한국을 찾은 John Hardy께 감사편지를 읽어드리고, 내가 쓴 편지를 드리며 꼭 Ken Hardy 할아버지께 전해드리라는 부탁을 했다. 아버지가 이 편지를 받고 매우 행복해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시던 John Hardy는 당시 꿈이 뉴스 앵커였던 나에게 앵커로서의 미래가 촉망된다고 칭찬해주시며 “BBC가 너와 빨리 계약을 해야 될 것 같다.”라고 하시기도 했다. 내가 John Hardy께 편지를 읽어드리는 모습은 BBC의 다큐멘터리로 방영되었고, 다큐멘터리를 보시고 나의 편지를 읽으시며 눈물을 흘리시는 Ken Hardy 할아버지의 모습을 나도 방송을 통해 보게 되었다. 행복해 하시는 Ken Hardy 할아버지의 모습에 나도 감동스럽고, 기뻤지만 직접 만나 뵐 수 없었다는 것이 아쉬웠다. 그런 나에게 기쁜 소식이 찾아왔다. 2017, 영국 런던에서의 한국전쟁 정전 기념일 행사에서 Ken Hardy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는 소식이었다. 그리고 고대하던 영국 런던에서의 한국전쟁 정전 기념일, 행사장에 낯익은 모습이 보였다. 바로 Ken Hardy 할아버지께서, 그것도 가장 먼저 오신 것이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한달음에 달려갔고, Ken Hardy 할아버지도 나를 한눈에 알아보시고 따뜻하게 안아주시며 많이 컸다고 하시는 말씀을 들으니, 단지 처음 만난 참전용사분이 아닌 오랫동안 알고 지내왔던 할아버지 같은 느낌이 들었다. John Hardy도 다시 뵈었을 때 아직 꿈이 바뀌지 않았냐는 물음에 ‘Thank You from Korea’를 통해 외교관이라는 꿈을 갖게 되었다고 말씀드리자 훌륭한 외교관이 될 것이라고 격려해주셨다. 그 날, 건강하시고 기뻐하시는 Ken Hardy 할아버지의 모습에 반가워하며, 나는 스크린 속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품앗이의 길을 걸으며 내가 찾아낸 보물은 감사, 배려, 나눔의 마음이다. 품앗이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하면서, 감사하고 배려하며 나누는 마음을 배움으로써 나는 품아씨드에서 품앗이 나무로 성장하고 있다. 나는 앞으로 향기로운 꽃을 피우고, 싱그러운 열매를 맺어 아낌없이 주는 품앗이 나무가 되어서 무성한 가지를 세계로 뻗쳐 울창한 품앗이 숲을 만들고 싶다. 품앗이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되지 않은,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아름다운 문화이다. 품앗이의 세계화에 앞장서는 리더가 되기 위해, 오늘도 나는 품앗이의 길을 걷고 있다.

​[2014년 한국에서 영국으로 보냈던 영상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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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영국 방문 ​Thank You from Korea]d5b28f92fd5f935627d9ac35801d3b27_1519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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